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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돌리늄 조영제 사용에 대한 대한영상의학회의 의견 입니다. -출처 한겨레 신문 윤운숙 기자-
안녕하세요 회원님.본회 관재이사 김행만 입니다.지난 2월경 조영제 사용으로 파킨슨병 발생 위험이 증가 될수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회원님들 병원에서도 업무에 적지않은 혼선이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아래 기사는 조영제 사용과 관련된 대한영상의학회의 의견이 실려 있어 회원님들과 공유 하고자 합니다.http://v.daum.net/v/20250321070505885지난 2월 초 자기공명영상(MRI)에 사용되는 조영제가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고려대 안산병원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서는 1회 사용마저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장 같은 날 수십 개 매체에서 ‘조영제가 파킨슨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제목을 달고 연구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는 다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산됐다. 특히 질환 특성상 영상 검사를 많이 해야 하는 암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당장 다음주 촬영을 앞두고 있는데, 검사를 안 할 수도 없지 않으냐” “보도된 내용은 공포감만 높이고 자세한 내용이 없어 아쉽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물론 지난 2월20일 대한영상의학회는 입장문을 발표해 해당 연구 관련 보도 탓에 환자들이 조영제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과 거부감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해당 연구를 두고 조영제 투여가 파킨슨병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구 모델이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쏟아진 물처럼 정보는 수많은 곳으로 흩어졌다. 학회의 입장을 후속으로 보도한 매체는 훨씬 적었다.
건강한겨레는 대한영상의학회와 직접 접촉해 조영제 투여와 파킨슨병의 상관관계, 최근 조영체 투여의 추이, 영상 촬영시 유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물어보았다. 다음은 정준용 대한영상의학회 홍보이사(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의 문답이다.
조영제와 파킨슨병의 연관성, 확인된 사실은?
“MRI 검사의 화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되는 가돌리늄(Gadolinium) 기반 조영제는 1980년대부터 널리 사용돼왔으며, 현재까지 수억 건 투여됐다. 다만 2014년 이후 반복적으로 조영제를 사용한 환자의 뇌 MRI에서 특정 부위가 밝게 보이는 현상이 관찰됐다. 가돌리늄이 뇌에 축적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뇌 기저핵 부위에 가돌리늄이 축적될 경우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이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나왔다.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으나, 현재까지 동물 실험과 인구 기반 연구에서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16년 캐나다 연구에서는 조영제를 맞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간에 파킨슨병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됐으며, 2017년 또 다른 연구에서도 20회 이상 조영제를 맞은 환자에게서 파킨슨병과 같은 운동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국내 연구 결과와는 결론이 다른데, 어찌 된 것인가?
“대한영상의학회는 해당 연구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며 생활습관, 환경요인, 기저질환 등을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영상 촬영을 한 환자들은 이미 기저질환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파킨슨병 발병에 다른 요인들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돌리늄 조영제가 뇌에 축적될 가능성은 확인됐지만 이것이 파킨슨병을 직접 유발한다는 명확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수십 년간 환자들을 추적 조사하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며, 현재로서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조영제 사용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불필요한 경우에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현재 조영제 사용 실태는? 가장 흔한 부작용은 무엇인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조영제 사용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컴퓨터단층촬영(CT) 조영제 사용 건수는 약 847만 건(전체 CT 검사의 57.7%), MRI 조영제 사용 건수는 약 110만 건으로 추정된다.
CT 검사에서는 요오드 조영제를 사용하고, MRI에서는 이번 연구에서 언급한 가돌리늄 조영제를 사용한다. 두 조영제 모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가장 큰 위험은 과민반응(알레르기 반응)과 아나필락시스 쇼크이다. 실제 CT 조영제는 MRI 조영제보다 과민반응이 더 흔하며, 심한 경우 부정맥, 경련,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게 발생하며, 10만 건당 0.9건의 사망 사례가 보고될 정도로 낮은 편이다. MRI 조영제는 부작용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급성 부작용 빈도는 0.07~2.4% 정도로 알려져 있다.
다만 특정 환자들은 조영제 사용시 더 신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가진 환자, 심혈관계 질환 환자, 신장질환 환자 등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조영제 과민반응이 있었던 환자는 재사용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확률이 10~35%에 달하기 때문에,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 후 사용해야 한다.”
국내 가이드라인은 있나, 외국에서는 어떻게 관리하나?
“대한영상의학회는 MRI와 CT 조영제의 안전한 사용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개정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는 ‘조영제 관리위원회’를 통해 부작용 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2년 국내가이드인을 개정해 감염 예방, 고위험군 확인을 위한 사전검사, 과민반응 예방을 위한 조영제 선택 및 교체를 권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은 현재까지 조영제 사용을 유지하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 중이다. 다만 유럽은 2017년 일부 선형 가돌리늄 조영제 사용을 금지했다. 2025년 국제자기공명영상의학회(ISMRM)에서는 파킨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 조영제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는 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 듯한데, 앞으로의 연구와 대체 물질 개발 가능성은?
“현재 가돌리늄을 대체할 물질로 산화철 나노입자 기반 조영제가 연구되고 있지만,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 상용화되지는 않았다. 또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조영제 없이도 MRI의 대조도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며, 보다 적은 양의 조영제를 사용해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는 프로토콜도 개발되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 역시 조영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영상 검사의 정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조영제 사용에 대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모든 약물에는 부작용이 있다. 타이레놀도 간 독성이 있고 항암제는 강한 부작용이 있지만 그 이득이 더 크기 때문에 사용된다. 조영제 역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 사용해야 한다. 다만 비필수적인 경우 조영제 사용을 줄이고 대체 가능한 검사 방법을 고려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조영제 사용 여부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뒤 꼭 필요한 경우에만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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